제87장

칠흑 같은 복도, 큰 키의 그림자가 하서윤의 시야를 전부 가렸다.

인어에게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듯한 친밀감이 있었다.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기보다는, 하서윤 옆에 있는 두 명의 살아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에 가까웠다.

마치 길가의 작은 돌멩이 같았다. 시선이 스쳐 지나가기는 하지만 그 존재를 인식하지는 못하는.

아무런 관심이 없기에, 그저 배경에 불과하기에 무시당한 것이다.

하서윤은 원래 이것이 냉혈한 생물의 본능적인 패턴일 뿐이라고 생각했다. 하지만 나중에, 어떤 미묘한 공명감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고, 자신을 변화시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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